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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에 환장한 미국

by | May 29, 2025 | 미국문화

 

 

 

 

 

잔디 합중국

미국 처음 유학을 와서 3가지 때문에 크게 놀랐습니다. 첫번째는 Large Coke – 컵 사이즈가 정말 세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커서 놀랐고, 두번째는 Home Depot – 뭐 이런 미친사이즈의 철물점이 다 있나…로 놀랐고, 세번째는 잔디…어쩜 미국 집들에는 잠실야구장 잔디들이 있나… 하는 것으로 놀랐습니다. 집들 뿐만 아니라 모든 공원에 가면 잔디들이 끝내주게 잘 관리되고 있지요. 저도 미국에 산 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집 잔디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뭐땀시??? 먼저 언제부터 잔디에 죽고 못살게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잔디 덕후 기원

미국은 당연히 유럽에서 많이 넘어온 이민자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이지요. 보스톤, 필라델피아 등 도시에 가 보면 많이 느끼실겁니다. 유럽은 중세 후반 르네상스 시기에 영국, 프랑스 귀족들이 자기들의 💩이 굵다라는 것을 자랑질 하려는 이유로 대저택을 짓기 시작하였고, 잔디를 주변에 심기 시작 하였는데 잔디의 처음 목적은 적들이 쳐들어 올때 (얼마나 못된짓만 골라 했었으면…) 적이 들어오는 것을 잘 보기 위해 설치를 했다가 점점 권위와 여유를 상징하는 것으로 변화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이 대표적인데 그 당시 그 궁전 잔디의 의미는 “우리는 돈이 넘쳐나서 이렇게 쓸때없이 잔디만 심어서 관리만 해도 돈이 넘쳐난다” 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미친… 👿

미국 초기 정착민들이 자기네들도 이런거 한번 하고 싶어서 미국에 정착해서 이 잔디 컨셉을 도입해서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잔디 심고 기르고 관리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지만 1830년 에드윈 버딩 (Edwin Budding) 이라는 사람이 최초로 잔디깍는 기계를 발명하여 잔디 유지가 조금씩 쉬워지고 중산층한테도 잔디 심기/관리가 확대 되었다고 합니다.

2차대전 이후  미국 정부는 GI 법안을 통과시켜 전역 군인들에게 주택 구입 자금과 혜택을 부여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대규모 교외 주택단지가 생겨나고, 집 디자인은 약간의 잔디가 앞에 있고 집 뒤에도 잔디가 있는 것의 스타일이 Standard 화 되었습니다

2. 미국 2024년 잔디 관리/조경 관련 시장 규모

세계 인구 3위인 3억 2천만 인구가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잔디병에 걸려있는 미국의 잔디관리 시장규모는 2024년 기준으로 잔디 및 정원용 장비 시장은 약 $15–20 billion (150억-200억 불), 셀프 잔디 관리 제품 (비료, 씨앗, 제포제 등) 시장은 약 $10 billion (100억 불), 조경 서비스 (잔디 깍기, 정원손질, 유지보수 등) 시장은 약 $70–80 billion (700억-800억 불) 이라고 합니다.

저는 잔디깍는 비용으로 1년에 (7개월 기준) 약 $1,200 불, 씨앗, 비료 및 제포제등으로 1년에 약 $400 불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일리노이주는 여름에 약간 가뭄이 있기는 한데 그리 심하지 않아 저는 잔디에 물을 주지는 않지만 옆집 아저씨는 병이 좀 심하셔서 1년에 약 $2,800 정도로 물값을 낸다고 합니다. 

3. 그럼 왜 잔디병?

미국사람들의 잔디 집착은 단순한 미적 취향이 아니라 문화적, 경제적, 심리적 배경이 짬뽕이 되어 얽혀있어 잔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노가 나지요.

● 문화적 요소

위에서 말씀드린것과 같이 2차 대전 이후 잔디가 집을 짓는데 중요한 요소를 찾이한 이후 초록잔디가 깔린 앞마당이 있는집은 아메이카 드림의 전형이 되었습니다. 잘 다듬어진 잔디는 미국 사회에서 그집의 질서, 자기관리, 경제적 여유를 상징하고 있고, 많은 교외 지역 (Suburb)에 Homeowners Associations에서는 부동산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잔디관리를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에 경우 잔디관리를 안하면 시에서 1차 벌금 $100, 그래도 버티면 2차 벌금 $250, 또 그래도 버티면 3차 벌금 $500, 돈자랑이 하고싶어 그래도 버티면 4차 $500, 돈이 정말 덤비시면 5차 벌금 $1,000 …

● 사회적 요소

미국사회는 남 절대로 신경안쓰고 산다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첫만의 말씀입니다. 말을 잘 안하고 살아서 그렇지 동네 할머니하고 한번 이야기 하면 누구네집 숫가락이 몇개인지 아 꿰차고 있습니다. 잔디가 잘 정돈되어 있는 이웃을 보면 그 집은 잘 살고 있구나 생각을 하게되고 잔디가 잘 관리 안 된 이웃집은 아마 노다지 대하 드라마 찍고 있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되 잔디는 사회적인 위치 반영을 하는 잣대입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라는 한국 속담이 있는데 이것에 준하는 미국 속담으로는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가 있습니다. 이렇게 잔디는 미국사회에 깊숙히 영향을 주는 요소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심리적 요소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초창기 정착민들은  땅을 개간하고 소유하는 행위가 단순히 생존이 아닌 미국인 정체성의 핵심입니다. (총을 소유하는 것도 미국 백인들의 정체성의 핵심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점에서 “내 잔디는 내가 관리한다”는 사고방식은 미국인들의 정통성을 유지하는것 뿐만 아니라 나는 이 땅을 잘 다스릴수 있다는 심리적인 메시지를 이웃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잔디는 일종의 이웃간의 사회적 경쟁무대 이기도 합니다. (어떤 집들은 집 뒷마당이 미식축구 경기장 잔디 처럼 어마어마 하게 해 놓은 집들고 있지요.) 가끔 산책을 하다보면 여자분들이 잔디를 깍고 있는 경우를 보는데 그럼 자동적으로 저 집은 남편이 없나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인들에게 절대로 잔디깍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한 녹색은 뇌의 편도체 (Amygdala)와 관련된 불안 반응을 줄이고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 시켜 긴장을 완화시키고 도파민 분비에 도움을 주며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감정의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 직장생활은 아시다시피 그리 쉽지가 않아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때 잘 관리된 잔디를 보게되면 하루에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 잔디는 꼭 제대로 관리를 해야하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드리고 잔디를 사랑하며 잘 살아 보세!

📚 잔디 관리 환경적 아이러니 📚

막대한 물 소비 연간 3조 갤런 소비
휘발료 소모

연간 2억 갤런 소비

잔디깍는 기계가 사용하는 작은 엔진 (2-stroke engine)은 자동차 보다 훨씬 더 비효율적이고 탄고 배출량이 어마어마 해서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합니다.

화학물질

연간 7천만 파운드 살충제 소비

잔디 관리에 사용되는 제초제, 살충제, 비료들은 토양과 수질 오염에 주요 원인이 되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요인중에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묘한 일일세.

2 Comments

  1. Ike

    나도 미국에서 놀랬던 것 중 하나에 ‘Turfgrass Management’ 로 박사과정에 있다는 사람을 만나 놀랬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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